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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산나 펜션 (Rosanna's Pension) 본문

해외여행/2017.12 엘니도

로산나 펜션 (Rosanna's Pension)

도올핀
엘니도에 입성하여 첫 4일을 로산나 펜션에서 지냈다.

엘니도 곳곳에 좋은 숙소들이 있었지만 초반에는 엘니도 타운내에서 지내고 싶었고 숙소를 몇 번씩 옮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4일 연속으로 지낼 수 있는 숙소를 찾았다. 하지만 계획을 늦게 세우기 시작한 데다가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이라 최성수기 기간이어서 대부분의 괜찮은 숙소들은 이미 방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남은 몇개의 숙소들을 두고 고민하다 그 중 가장 평이 좋은 로산나 펜션에서 지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숙소는 아니었지만 엘니도 타운내에는 “좋은” 숙소 자체가 거의 없기도 해서 그냥 적당히 지낼 수 있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은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해변앞의 더블룸이었고 하나는 해변앞이 아닌 패밀리룸이었다.
방 가격도 둘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당연히 해변이 보이는 방을 예약했는데 아무리 봐도 사진속의 방이 너무 작아보였다. 아고다엔 방 크기가 10m2라고 되어있었고 이렇게 작은 방은 4일동안 지내기에는 충분치 않아 보였다. 게다가 매일같이 물놀이를 하고 젖은 옷을 말리고 하려면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뷰를 포기하고 패밀리룸을 다시 예약했다.

로산나 펜션은 구관과 그 옆의 신관, 그리고 길 맞은편의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우리 방은 별관에 위치해 있었다.
1층 방들은 모두 커다란 패밀리룸으로 보였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 도로변에 있는 가장 첫 방을 배정받았다.
담장이 있기는 했지만 도로 바로 옆이라 시끄러울 것 같아 방을 옮길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빈 방이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내기로 했다. 하지만 지내보니 저녁 시간 이후에는 오토바이나 차도 없었고 사람조차 많이 지나다니지 않아서 거의 시끄러울 일이 없었다.

길 건너편에 본관 두 동이 보인다. 신식 건물이 신관인데 로비는 저 건물안에 있었다.

엘니도 타운 전체적으로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서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들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좋은 호텔일수록 더 좋은 자체 발전 시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에어컨이 없는 숙소도 많았는데 로산나 펜션은 그래도 에어컨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에어컨을 가동하면 굉음이 나긴 했지만)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냉장고는 없어서 시원한 물을 마시기 힘들었고 헤어 드라이기가 없어서 에어컨 앞에서 머리를 말려야 했다.
또한 전기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방의 조명이라고는 천장에 어두운 전구 두 세개가 전부여서 가뜩이나 칙칙한 방을 좀 더 침침하게 만들었다.

또 1층이어서 그런건지 방에 들어가니 벽에 온통 나방파리들이 붙어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나방파리는 잡는다고 한바탕 난리를 치뤘는데 다행히 그 후로는 다시 생기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이런저런 실망스런 이유 때문이었는지 들어갈 때 찍은 사진이 한장이 없다.
그 동안 평균 이상의 좋은 숙소에서만 지냈던 토토는 약간 충격과 실망을 받은 모습이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 나름 익숙해진 것 같았다. 나도 처음에 방 컨디션에 좀 실망했지만 4일간의 숙박을 마치고 나올때는 나름 내 집같은 느낌이 들어서 떠나기 아쉬웠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체크아웃 하기 전에 찍은 사진이 제일 많다.

체크아웃 전 마지막 체크. 패밀리룸이라 침대가 3개나 있었다.

4일이나 지냈더니 이 허름한 숙소에 정이 들어 떠나는 게 아쉽다.

방 앞의 복도 공간에는 방마다 작은 테이블들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저녁에 맥주도 마시고 앉아서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방 앞쪽에는 빨래를 널 수 있는 빨래줄이 있었는데 기둥 안쪽으로 설치했어야 했다. 절반은 지붕 바깥쪽에 널어놓는 셈이라 비가 온다면 빨래가 홀랑 다시 젖어버릴 수 있었다. 


조식은 구관쪽 1층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요청하면 방에 배달도 해 주었다.
뷔페식은 아니고 매일매일 두세가지 메뉴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먹을만 했다.

조식은 그냥 배고프지 않을 정도다.

방에 배달도 해줘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었더니 안경에 김이 서려있다.


호텔은 직원들도 전반적으로 친절했고 중심가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어서 조용하면서도 걸어서 타운 어디든지 쉽게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투어를 가거나 비치에 가는 밴 등을 타러 다니기도 좋았다. 타운에서 지낸다면 나름 좋은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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