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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그리고 여행
거의 열흘이나 있었던 팔라완을 떠나려니 아쉽다. 비행기로 1시간 반 만에 다시 마닐라로 돌아왔다. Hyatt City of Dreams Manila 마닐라엔 저녁이 다 되어 도착하는데다 다음 날 이른 아침 비행기도 타야 해서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이려고 공항 근처의 호텔을 검색했다. 늦게 도착해서 저녁도 먹고 밤 시간에 구경도 하고 놀 수 있는 곳을 찾다 보니 좀 비싸지만 공항 근처나 파라냐케 지역의 리조트 단지가 적합해 보였다. 처음엔 공항 바로 옆의 리조트 월드 마닐라의 메리어트 호텔을 예약하려고 했으나 우리가 가기 얼마 전 총격 사건도 일어나고 해서 최종적으로 시티오브드림으로 결정했고 그렇게 2017년의 마지막 밤은 하얏트 호텔에서 지내게 되었다. 호텔은 4터미널에서 특히나 가까워서 택시를 타자마자 ..
캐노피워크를 끝내고 맡겼던 빨래를 찾아서 리조트로 돌아왔다. 씻고 뒹굴거리다 보니 어느덧 식사 시간이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날씨도 좋아서 제대로 석양 구경을 하려고 어제보다 좀 더 일찍 레스토랑에 갔다.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마티니를 주문하고 지금까지 무사히 여행한 것에 감사하며 건배를 했다. 라스카바나스 비치는 엘니도에서 선셋을 감상하기 좋은 포인트 중 한곳으로 유명하다. 하루 종일 고요하던 리조트에 한두 명씩 사람들이 늘어나더니 잠깐 사이에 레스토랑은 석양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하루 중 유일하게 리조트가 활기를 띠는 시간이다. 엘니도에서의 마지막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넘어가며 하늘을 붉게 물들인다. 모두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각자의 추억을 만든다. 이렇게 하루의 추억이 ..
라스카바나스 비치 리조트의 아침은 평화롭다.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도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음도 없이 잔잔한 파도소리와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만이 해변의 새벽을 깨운다.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리조트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을 즐겨본다. 전에 지냈던 로산나 펜션도 그랬지만 이 곳 역시 뷔페식은 아니고 조식 메뉴를 별도로 운영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아침 식사가 더 좋다.아침부터 사람들과 부대끼며 밥을 퍼오는 것도 번잡하고, 뷔페 메뉴야 솔직히 거기서 거기인데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수 많은 메뉴중에 고민해야 하는 것도 귀찮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한가지게 바다를 바라보고 음식이 나오는 걸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다. 조식을 먹고 리조트 앞의 댕댕이들을 몰고 해변을 한 바퀴 산책해..
카알란 비치를 둘러보고 엔젤위시에서 점심을 먹은 뒤 호텔에 돌아와서 짐을 가지고 나왔다. 마침 호텔 앞에 트라이시클이 있어서 바로 짐을 싣고 출발. 엘니도에서 특히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물건을 사거나 트라이시클을 타거나 할 때 관광객을 호구잡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만큼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겠지만,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처럼(특히 보라카이 같은 유명 관광지역)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는 일은 없었다. 항상 얼마나 깍아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 것인가를 신경써야 해서 스트레스 였는데, 엘니도에선 사람들이 부르는 가격에 믿음이 가니 흥정하느라 지치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숙소는 라스카바나스 해변에 위치한 라스카바나스 비치..
오늘은 숙소를 옮기는 날. 5일이나 있었더니 떠나기가 아쉽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호텔에 잠시 맡긴 뒤 엘니도 타운의 북쪽에 위치한 카알란 비치를 보러 출발. 새파란 하늘색 바탕에 그려진 눈부신 흰색 구름에 덩달아 기분이 좋다. 어제 투어C 때도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달래며 카알란 비치로 가는 길을 따라 걸어본다. 모래사장과 길을 따라 쭉 걷다가 Makulay Lodge & Villas를 지나니 공동묘지가 나온다. 콘크리트 매장지와 십자가들이 삐쭉삐쭉 솟아있다. 허름한 묘지부터 꽤나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꾸며놓은 묘지까지 수많은 묘지들이 있었다. 우린 대낮에 가서 구경도 하고 했지만 카알란 비치 쪽에 숙소가 있다면 밤에 이곳을 지나서 가야 하는데 으스스한 기분이 들 것도 같았다. 공동묘지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