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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그리고 여행
벌써 두번째 결혼기념일. 평소에 못 먹는 비싼 거 먹으러 가는 날이기도 하다. Signiel Seoul STAY롯데월드타워의 시그니엘서울 81층에 위치한 미쉐린 1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원래 작년에 여길 오고 싶었는데 창가 좌석이 없다고 하여 여기저기 알아보는 사이 그나마 있던 좌석도 사라져서 오질 못했었다. 올해는 꼭 오리라 생각하고 한 달 전에 예약을 시도했는데 이미 창가좌석은 만석이라고 한다. 주말도 아니고 평일인데 벌써 창가는 예약 마감이?? 작년에 괜히 여기저기 찾다가 더 망했던 기억에 이번에는 그냥 예약을 해버렸다. 그리고 결혼기념일 당일에 갔더니 창가 좌석을 줬다. 취소 손님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듣던 것처럼 레스토랑 노쇼 비율이 높은 것인지 창가 자리를 빼곤 반쯤 비어있었고, 어쨌건 우..
인테리어 업체의 공사가 다 끝나서 준비했던 각종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싱크대나 큰 가구등이 안 들어와서 당장 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지만 일단 방의 조명과 모든 콘센트들, 그리고 오래된 화재 경보기를 바꾸기로 했다. 조명 가장 신경써서 알아본 부분 중 하나였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견적을 낼 때 조명을 알아보긴 했지만 가격이 엄청 비싸기도 했고 사무실에나 쓰는 평판 조명같은 것을 달아준다기에 스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조명 선택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빛 온도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6500K짜리 주광색 조명을 쓴다. 형광등을 쓰던 기억 때문인지 태양빛에 가까운 환하고 밝은 색상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얗고 밝은 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모닥불을 피워놓고 동굴 생활을 하던 원시인이 된 느낌을..
기본적인 작업을 마무리 하고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업체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작업 기간은 2주 정도 였는데 공사 기간동안 최대한 자주 가서 확인을 하려고 했다. 대략 작업 내용을 보면 도배문과 베란다 페인트칠바닥은 LG강마루몰딩과 걸레받이도 전부 새로 하기로 함방문도 전부 교체화장실(기존의 UBR 철거 포함)신발장현관 타일베란다 분할문 샷시인터폰철거 철거 첫날은 철거부터 시작되었다. 철거할 것들이 적지 않았다. 싱크대, 신발장, 문틀, 베란다 분할문, 화장실 전체, 집 전체의 몰딩과 걸레받이. 그리고 뜯어낸 벽지 더미 몇 푸대.철거 현장을 보지는 못했지만 저녁에 가보니 집이 휑하다. 특히 화장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네모난 공간만이 남았다. 하지만 UBR 모듈을 걷어내고 나니 화장실 공간이 확실히 커진 ..
벽지를 뜯으며 공사 전에 필요한 준비들을 함께 하기 시작했다. 현관문 도어락 설치 개인적인 기준도 있고 인테리어 업체에서 공사 시작하기 전에 좀 편하게 드나들고 싶어서 디지털 도어락은 직접 달기로 했다. 몇 가지 중요한 도어락 설치 기준들은 도어락과 손잡이 일체형. 도어락으로 열고 손잡이를 따로 잡아당기는 불편함이 없게.너무 비싸지 않은 것. 고장나거나 파손되면 아깝기도 하고 또 괜히 비싼 도어락이 오히려 도둑을 부를까봐.비상 열쇠. 복도식 아파트라 현관문이 비바람과 추위를 직빵으로 견뎌야 했고 따라서 도어락이 쉽게 고장날 수도 있는 환경이어서 비상 열쇠가 있는 제품을 골랐다.안쪽에서는 기계식으로 작동할 것. 레버만 제끼면 잠금장치가 바로 풀릴 수 있는 제품을 골랐다. 화재가 나거나 했을 경우 도어락이 ..
곰팡이 제거 벽지를 뜯으면서 엄청난 곰팡이를 확인했기 때문에 곰팡이를 완전히 없앨 방법과 방지 대책을 찾아야했다. 처음에 시도한 건 락스물을 풀어서 수세미로 닦는 것. 하지만 냄새가 덜 나는 락스를 썼는데도 냄새도 많이났고, 생각보다 잘 닦이지를 않았다. 결국 락스로 하는 건 효과가 별로 없다고 판단하고 전용 곰팡이 제거제를 구입해봤다. "스칼프 곰팡이 제거제"라는 바르기만 해도 곰팡이가 사라진다는 마법의 초강력 제거제인데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도 안 닦이는 곰팡이가 한방에 녹을까 라는 생각에 솔직히 반신반의 하며 구입을 했다. 그런데 이게 진짜 물건이었다. 붓으로 칠하고 몇 초 지나지 않아 곰팡이 자국이 눈 녹듯이 사라져 버린다. 거친 콘크리트면 틈에 끼어 아무리 문질러도 없어지지 않던 시커먼 곰팡이가 ..
인테리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벽지를 제거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벽지를 모두 제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멋대로 덧붙여진 벽지를 일부 뜯고 모서리쪽에 피어난 곰팡이들을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벽지를 뜯기 시작했는데, 이게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시발점이 될 줄이야. 때론 모르고 사는게 약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공사 전에 미리 알고 처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곰팡이가 핀 근처의 벽지를 살짝 뜯었는데 그 안쪽에는 어마어마한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그리고 벽지를 뜯지도 않고 도대체 몇 겹을 덧발라 놓은 건지 나무테처럼 엄청난 세월의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안쪽으로 갈 수록 곰팡이는 심해졌고 심지어 제일 초기의 벽지는 전체가 완전히 곰팡이와 혼연일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