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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7 - 셀프 작업기. 조명, 전기, 화재경보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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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7 - 셀프 작업기. 조명, 전기, 화재경보기

도올핀
인테리어 업체의 공사가 다 끝나서 준비했던 각종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싱크대나 큰 가구등이 안 들어와서 당장 할 수 없는 것들도 있었지만 일단 방의 조명과 모든 콘센트들, 그리고 오래된 화재 경보기를 바꾸기로 했다.

조명

가장 신경써서 알아본 부분 중 하나였다.
인테리어 업체에서 견적을 낼 때 조명을 알아보긴 했지만 가격이 엄청 비싸기도 했고 사무실에나 쓰는 평판 조명같은 것을 달아준다기에 스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인테리어 업체에서는 이런 평판 조명을 달아준다고 했는데,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이건 사무실에나 어울리는 것 같다.



조명 선택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빛 온도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6500K짜리 주광색 조명을 쓴다. 형광등을 쓰던 기억 때문인지 태양빛에 가까운 환하고 밝은 색상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얗고 밝은 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모닥불을 피워놓고 동굴 생활을 하던 원시인이 된 느낌을 받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인공적인 빛이 주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좋아한다. 형광등을 쓸 때도 항상 주백색 조명을 선호했었고 그래서 한 4000K 정도의 조명을 찾았는데, 인터넷을 다 뒤지고 조명 상가에도 가 보았지만 저런 색의 LED 천장등은 거의 찾을수가 없었다.
그나마 최근엔 너무 밝은 빛이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부드러운 조명임을 자랑하는 제품들도 있었지만 그런 조명들도 대부분 5700K정도로 주광색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7000K가 넘어가서 얼굴이 시체처럼 보이는 조명들은 꽤 있어서 놀랐다.

이렇다 보니 선택의 폭도 굉장히 좁았고 주백색은 대부분 메이커 제품들만 만들어서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하지만 필립스에서 나오는 무난한 시스템 방등이 의외로 가격까지 상당히 저렴해서 이걸 하기로 했다.
거실과 2개 방에 달릴 조명 5개와 3등용 브라켓을 주문을 했는데 가격은 겨우 23만원이 들었다.

필립스라는 신뢰할만한 브랜드에, 주백색, 거기에 가격까지 저렴하다.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기존 배선들이 여유가 없어서 전기선도 좀 구입했다.



그리고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자마자 얼른 설치해 보고 싶어서 저녁에 바리바리 등을 싸들고 집으로 갔다.
등은 천정에 직접 고정할 수도 있고 함께 들어있는 레일을 설치하고 그곳에 끼울수도 있었는데 나는 천정에 구멍을 덜 뚫고 싶어서 레일에 다는 방법으로 했다. 일단 레일을 잘 설치한 뒤 차단기에서 조명을 내리고 핸드폰과 스탠드 불빛에 의지해 본체를 끼우고 전선을 조명에 연결하니 끝. 설치는 엄청 간단했다.
그리고 조명을 켜니 딱 내가 생각하던 색상과 밝기였고 집안 분위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줘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행히 플리커 현상도 없었고 문제없이 작동했다.


이 날은 밤에 가서 작은방에만 설치를 했다. 딱 내가 생각하던 분위기가 나와서 불켜진 방을 한참동안 바라 보았던 것 같다.


거실과 침실은 며칠 뒤에 주말에 가서 작업을 했다.
거실은 3개를 달았는데 거대한 브라켓을 먼저 설치하고 거기에 등을 달아야 되서 아버지가 와서 도움을 주셨다.

원래는 거실도 하나짜리 형광등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스위치 쪽에 남는 선이 하나가 있길래 혹시나 하고 천장속을 뒤져보니 선이 하나 더 나왔다. 그래서 다행히 별도의 전기 작업 없이 2+1로 스위치 구성을 할 수 있었다.


브라켓이 크고 두꺼워서 조명이 천정에서 많이 떨어져 있고 옆에서 보면 브라켓이 보인다. 혹시 다시 작업하게 된다면 브라켓 없이 장착을 하고 싶다.



화재감지기

원래 설치되어 있던 화재 감지기도 상당히 오래되어 조명을 설치하면서 같이 교체를 했다.
주방은 정온식 감지기, 방은 차동식 감지기를 쓰는게 일반적이다. 원래 달려있던 그래도 교체를 했는데 작업할 때 선이 닿아서 화재 경보가 울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주방이나 거실에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단독형 광전식 연기감지기를 추가로 설치하면 화재 발생시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알아봤는데 마땅한 제품이 없어서 일단 기존 감지기를 교체하는 것으로 작업을 완료했다.
감지기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 해 볼 수가 없는데 소방시설 점검 때 이런 부분도 꼼꼼히 점검을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교체하다가 싸이렌이 울리고 경비실에서 뛰어오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서 작업해야 한다.



전등 스위치/콘센트

무난한 디자인으로 주문을 했다.
하지만 설치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는데 그래서 일단 당장 필요한 곳만 교체를 하고 나머지는 신혼여행 다녀온 후 차츰 작업을 했다.

진흥 V시리즈(베리우스) 스위치와 콘센트를 구입했다.


벽의 전기선이 엄청 두꺼운데다 여유분이 별로 없어서 작업하기 쉽지 않았다.



베란다 데크

베란다에는 이케아에서 나오는 룬넨 나무 데크를 깔려고 예전 타일을 그냥 놔두었다.
일단 어떤 느낌인지만 보려고 몇 장만 깔아봤는데 데크까는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고 까다로워서(그리고 귀찮음 때문에) 상당한 시일이 지나고 나서야 베란다 전부에 깔 수 있었다. 

처음에 깔 때 데크가 전반적으로 좀 까실까실해서 사포질을 했는데 색이 확 날라가 버려서 데크를 하나 버렸다. 원래 저런 나무색이 아니고 스테인을 칠해놓은 거였음. 그래서 모서리 부분의 크게 꺼끌거리는 부분만 적당히 다듬었다.
그리고 룬넨 데크는 기본적으로 방수 마감이 제대로 안 되어 있는데 베란다에는 물을 뿌려서 청소할일도 있고 전반적으로 습할수도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나무가 썩을 수 있으니 바니쉬 같은 재료로 코팅을 해 주는 편이 좋다. 나는 싱크대 원목 상판을 칠하고 남은 마감재를 발라주었다.

나무 사이로 촌스러운 색의 타일이 살짝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다. 겨울에 베란다 나갈 일이 거의 없어서 신혼집에 들어가서도 한참을 그냥 이렇게 지냈던 것 같다. 벽 부분은 하얀 페인트로 칠해서 타일을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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