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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그리고 여행
어제는 스쿠터 투어를 했고 오늘은 하루 종일 낭유안에 가서 놀기로 했다. 작은 섬이기도 하고 스노클링하고 누워 있는 것 외엔 딱히 할 것이 없는 곳이기도 해서 아침에 빨리 갈 필요가 없다. 빈둥대다가 10시가 다 되어서 아점을 먹고 준비물을 챙겨서 나오니 벌써 12시가 다 되어간다. 코사무이 신혼 여행객들의 단골 목적지인 이곳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서 해외 휴양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곳이다. 세 개의 섬(엄밀히 말하면 두 개의 작은 섬과 하나의 돌무더기)을 연결하는 모래길은 물아래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여 양쪽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해변을 즐길 수도 있고, 얕은 모래길을 따라 바다를 걸어서 건너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꼬따오에 머무는 사람은 싸이리비치에서 ..
더 이상 다이빙 일정도 없고 오늘부터는 완전한 자유시간이다. 나는 벌써 3번째 토토는 2번째 방문인데 아직 개별적으로 싸이리 비치를 벗어나 본 적이 없어서 오늘은 꼬따오 이곳저곳을 탐험해 보기로 했다. 역시나 늦게까지 자고 반스 레스토랑에서 아점을 먹은 뒤 다시 숙소로 와서 여행 채비를 들고 나왔다. 우리의 발이 되어줄 스쿠터를 빌려야 하는데 어디서 빌려야 하는지부터 고민이다. 숙소 올라가는 길에도 우측에 FOURTH BIKE라는 작은 렌탈샵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안 좋은 평이 있어서 패스. 아까 올라오는 길에 보니 반스 리조트 사무실 앞에도 스쿠터가 몇 대 서 있어서 멀리 가지 말고 일단 가격을 물어보기로 했다. 리조트에서 빌려주는 건 좀 더 비싸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우리가 알아본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
AOW 실습 두 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 역시나 천천히 일어나 아침을 먹고 책 읽고 정리하는 과제를 힘들게 마쳤다. 나도 해봤지만 놀러 와서 상당한 내용의 책을 읽고 손글씨로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어제 함께 코스를 돌고 펀다이빙을 했더니 그 새 다른 사람들과 조금 친해졌다. 함께 어드밴스드 코스를 듣던 분들이 토토가 물속에서 중성부력을 맞추는 것이나 유영하는 것이 굉장히 자연스럽다고 칭찬을 한다. 오픈워터 후 꼬따오와 보라카이, 엘니도 등지에서 이미 수차례 다이빙을 더 해왔으니 오픈워터 후에 바로 어드밴스드 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 비교해 확실히 여유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어제까지 무려 15번이나 다이빙을 한 베테랑이다. 해외에 나오기도 힘들고 해서 한 번에 오픈워터+AOW 과정을 같이 하..
마닐라로 돌아가기 전 오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를 좀 돌아보기로 했다. PPS시내엔 그다지 관광할 만한 곳이 많지 않았는데 그나마 가보고 싶었던 Mitra's Ranch는 시내에서 멀리 있어서 좀 아쉬웠다. 가까운 곳만 잠깐 돌아보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다. 호텔 앞에서 트라이시클을 잡고 협상을 하니 조금만 더 주면 원하는 목적지를 다 찍고 호텔까지 돌아와 준다고 한다. 나름 가격이 괜찮은 것 같아서 트라이시클을 렌트해서 첫 번째 목적지인 이메큘레이트 컨셉션 대성당으로 출발을 했다. Immaculate Conception Cathedral 리잘 애비뉴의 서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이 대성당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작은 교회를 1961년에 재건축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카알란 비치를 둘러보고 엔젤위시에서 점심을 먹은 뒤 호텔에 돌아와서 짐을 가지고 나왔다. 마침 호텔 앞에 트라이시클이 있어서 바로 짐을 싣고 출발. 엘니도에서 특히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물건을 사거나 트라이시클을 타거나 할 때 관광객을 호구잡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만큼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겠지만,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처럼(특히 보라카이 같은 유명 관광지역)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는 일은 없었다. 항상 얼마나 깍아야 바가지를 쓰지 않는 것인가를 신경써야 해서 스트레스 였는데, 엘니도에선 사람들이 부르는 가격에 믿음이 가니 흥정하느라 지치지 않고 기분 나쁘지 않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숙소는 라스카바나스 해변에 위치한 라스카바나스 비치..
오늘은 숙소를 옮기는 날. 5일이나 있었더니 떠나기가 아쉽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호텔에 잠시 맡긴 뒤 엘니도 타운의 북쪽에 위치한 카알란 비치를 보러 출발. 새파란 하늘색 바탕에 그려진 눈부신 흰색 구름에 덩달아 기분이 좋다. 어제 투어C 때도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달래며 카알란 비치로 가는 길을 따라 걸어본다. 모래사장과 길을 따라 쭉 걷다가 Makulay Lodge & Villas를 지나니 공동묘지가 나온다. 콘크리트 매장지와 십자가들이 삐쭉삐쭉 솟아있다. 허름한 묘지부터 꽤나 고급스럽고 화려하게 꾸며놓은 묘지까지 수많은 묘지들이 있었다. 우린 대낮에 가서 구경도 하고 했지만 카알란 비치 쪽에 숙소가 있다면 밤에 이곳을 지나서 가야 하는데 으스스한 기분이 들 것도 같았다. 공동묘지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