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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3 - 괴로운 벽지 제거

도올핀
인테리어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벽지를 제거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벽지를 모두 제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멋대로 덧붙여진 벽지를 일부 뜯고 모서리쪽에 피어난 곰팡이들을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벽지를 뜯기 시작했는데, 이게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시발점이 될 줄이야. 때론 모르고 사는게 약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공사 전에 미리 알고 처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벽지를 두세겹 뜯자 안쪽에는 스티로폼 단열 패치가 발라져 있었다. 근본적 해결보다는 임시로 곰팡이가 나오는 것을 막아 둔 것 같다. 하지만 그 위에 다시 붙인 벽지에도 다시 곰팡이가 엄청나게 피어있었다.


곰팡이가 핀 근처의 벽지를 살짝 뜯었는데 그 안쪽에는 어마어마한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그리고 벽지를 뜯지도 않고 도대체 몇 겹을 덧발라 놓은 건지 나무테처럼 엄청난 세월의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는데 안쪽으로 갈 수록 곰팡이는 심해졌고 심지어 제일 초기의 벽지는 전체가 완전히 곰팡이와 혼연일체가 되어 작은 벌레들의 안식처가 된 상태였다.

처음에는 위에 벽지 일부만 뜯자고 시작했는데 끔찍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자 점점 더 뜯어내면서 결국 콘트리트가 드러나게 초배지까지 다 떼버리게 되었다.
하면서 스크래퍼도 사고 곰팡이 먼지에 놀라 마스크도 사고 고글도 사고 각종 공구를 하나씩 사서 중무장하고 제거 작업을 했다.
진짜 힘든 작업이었는데 그래도 하다보니 노하우도 생기고 해서 점점 더 쉽게 할 수 있었다.

집안 벽 전체가 거의 5겹 이상의 벽지로 덮혀있었다. 심한 곳은 거의 9겹 정도로 단단하기가 타일을 떼내는 것 같았다.


벽지 제거는 물에 적셔서 떼는게 핵심인데 벽지가 너무 두꺼워서 잘 적셔지지도 않아 주중에는 작업 진행속도가 엄청 느렸다.
물을 뿌리고 한참 불리면 금방 집에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되어 버려서 얼마 떼지 못하고 마무리하기를 매일같이 반복.
게다가 여러겹 겹쳐져서 마치 단단한 아크릴판처럼 변해버린 벽지를 힘으로 잡아 뜯다가 벽면의 시멘트까지 뜯어지는 참사도 간혹 발생했다.

주말에 시간이 거의 없어서 회사 끝나고 저녁에 가서 2~3시간 벽지 뜯고, 계획 점검하고 필요한 것 측정하고 맨날 이렇게 살았다.
그래도 결혼 준비를 안해도 되는 주말에는 충분히 시간을 내서 작업할 수 있었고, 토토도 함께 도와줘서 다행히 일정에 맞춰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열심히 물을 뿌려가며 떼니 슬슬 초배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맨 안쪽에 벽지는 저렇게 누렇게 되어있는데 자세히 보면 저게 다 곰팡이다. 벽지가 곰팡이 그 자체로 변해있었다.


열심히 떼니 드디어 콘크리트면이 보이기 시작한다.


방의 외벽쪽은 단열재가 들어있고 압축보드 같은 것으로 마감이 되어 있었는데 이쪽은 떼기가 몇 배로 힘들었다. 스크래퍼로 막 문지르면 벽면이 다 상해버려서 조심조심 작업해야 한다.


그래도 최대한 조심조심 전부 다 떼어본다.



이렇게 주말 주중 할 것 없이 최대한 시간을 냈는데도 거의 3주 이상 걸려서 대부분의 벽지를 다 제거했다.
콘크리트 본드 바른 자리에 붙어있는 찢어진 작은 초배지 조각들을 제거하는 작업이 제일 힘들고 오래걸렸다.

본드 발라놓은 면은 제거가 엄청나게 힘들었다.


벽지를 다 뜯어내니 예전 공사의 흔적들이 나온다.


벽지가 산처럼 쌓여만 간다


벽지를 제거하면서 또 필요했던게 못이랑 칼블럭 뽑는 일.
사방 벽에 못질을 해놔서 못이랑 칼블럭을 100개도 넘게 뽑은 것 같다.



드디어 벽지를 거의 다 제거한 상태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방 바닥엔 어마어마한 작업의 흔적들이 보인다.
아파트가 연식이 있어서 못을 뽑거나 강력하게 달라붙은 벽지를 뜯어내면 시멘트 벽이 막 함께 떨어져 나왔는데 이런 부분은 못구멍 막는 전용 퍼티와 핸디코트로 메워줬다. 중간중간에 메워준 흰 부분들이 보인다.







주말에 장모님이 집을 보러 오셔서 벽지 치우는 것을 도와주셨다

.

벽지를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고 땜질을 해놨다.


어느정도 벽지 제거를 마친 시점에서 거의 다 뜯은 부분부터 곰팡이를 없애고 단열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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