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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6 - 인테리어 업체의 작업

도올핀
기본적인 작업을 마무리 하고 본격적으로 인테리어 업체의 공사가 시작되었다.
작업 기간은 2주 정도 였는데 공사 기간동안 최대한 자주 가서 확인을 하려고 했다.

대략 작업 내용을 보면
    • 도배
    • 문과 베란다 페인트칠
    • 바닥은 LG강마루
    • 몰딩과 걸레받이도 전부 새로 하기로 함
    • 방문도 전부 교체
    • 화장실(기존의 UBR 철거 포함)
    • 신발장
    • 현관 타일
    • 베란다 분할문 샷시
    • 인터폰
    • 철거

철거

첫날은 철거부터 시작되었다.
철거할 것들이 적지 않았다. 싱크대, 신발장, 문틀, 베란다 분할문, 화장실 전체, 집 전체의 몰딩과 걸레받이. 그리고 뜯어낸 벽지 더미 몇 푸대.
철거 현장을 보지는 못했지만 저녁에 가보니 집이 휑하다. 특히 화장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네모난 공간만이 남았다. 하지만 UBR 모듈을 걷어내고 나니 화장실 공간이 확실히 커진 느낌이다.

싱크대가 있던 자리가 휑하다. 상부장을 걸었던 목재는 철거를 안했는데 우린 이케아 싱크를 할 예정이어서 모조리 철거해 달라고 했다. 새로 달 방문과 틀도 이미 다 준비가 되어 있었다.


베란다 분할문이 있던 자리도 뜯겨져 나가있다. 벽돌 다이에는 꽤나 두꺼운 단열재가 들어있었다.


철거하자마자 싱크대 설계를 시작하기 위해 자리를 상세하게 측정했다.



다음날 부터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저녁에 가보니 이미 분할문 샷시 설치가 완료되어 있고 화장실도 조적과 방수공사를 마친 상태였다.
문턱을 다 제거할 생각이어서 방문틀 떼낸 자리도 아래쪽을 평평하게 만들어 두었다.

철거한지 하루만에 다시 복구가 되었다. 이 자리에 폴딩도어를 하고 싶었지만 예산 문제로 포기.


변기 있던 자리가 휑하다. 당분간 상가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드러나 있는 배관들. 이때 샤워 배관이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도 못했다. 궁금한게 있거나 요구할 게 있으면 업체에 빨리 말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지나다니기 좋도록 문턱을 다 없애버렸다.



화장실 방수공사 한 것이 완전히 마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문틀도 설치하고 몰딩과 걸레받이도 싹 두르고 페인트 칠까지 하니 예상했던 집의 모양이 점점 나오기 시작한다.

문은 페인트가 잘 안먹는다는 둥 하며 이상하게 칠해놨다. 결국 겨울을 한 번 나니 페인트가 벗겨지기 시작해서 다음 해 봄에 벗겨내고 초강력 젯소로 바탕 처리를 한 뒤 재도색을 했다.



화장실

그리고 화장실도 본격 공사할 준비가 되어서 타일 공사를 했는데 아뿔사.
가서 보니 샤워기 배관이 엄청 밑에 달려 있었는데 허리 높이쯤 달려야 하는 샤워기 본체가 저렇게 밑에 달려 있으면 이상할게 분명했다. 용도만 생각해봐도 샤워를 쪼그려 앉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러면 샤워기 사용이 엄청 불편할 것이었다.

그래서 위로 올려달라고 해서 추가금도 들었는데, 맨날 인테리어만 하는 업체에서 샤워기를 어느 위치에 달아야 할지 생각도 안하고 공사를 했다는 것이 동네 업체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일까? 해바라기 수전을 거의 안 써봐서 잘 모르는 것일까? 
아저씨도 공사를 하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둥 변명을 했는데 그러면 나한테 물어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일단 처음 조적공사할 때 발견을 했으면 훨씬 쉽게 수정이 가능했을 텐데 내가 미리 발견을 못해서 아쉽긴 하다.

누가 이따구로 공사를?!


천장 높이를 생각하면 이게 최대라 저 위치에 배관을 설치하셨다고 했는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설명서만 봐도 배관 길이 조정하는 법이 바로 나와있고 설령 해바라기 수전을 안 써봤다고 해도(그럴리도 없겠지만) 모든 종류의 샤워기 파이프가 길이 조정이 가능할텐데 약간 생각없이 작업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위치를 수정하고 저녁인가에 내가 가서 길이 조정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드렸다.

새로 어느 위치로 할 것인지 정할 시간


샤워기 본체가 위치해야 할 배관을 허리 높이로 수정을 했다.


이런 고된 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쳐 화장실을 완성하니 깔끔하고 보기 좋은 화장실로 탈바꿈했다.
크기도 훨씬 커진 느낌이라 좁아서 답답했던 전의 화장실과 비교가 되었다.

온통 흰색으로 평범하지만 깔끔하게 꾸몄다.


다행히 제대로 설치된 샤워기. 물 조절할때마다 허리를 굽혀서 해야 할 뻔!


화장실 냄새와 습기를 싹 잡아줄 대형 환풍기도 장착


원래는 이런 클래식한 느낌의 타일을 원했었는데 인테리어 업체 추천으로 그냥 깔끔하고 큰 흰 타일을 쓰게 되었지만, 청소할 때면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도배

벽은 처음에는 전체 퍼티작업 후 페인트를 칠하고 싶었다.
어른들은 보통 페인트 하면 굉장히 냄새나고 저급한 재료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런건 완전히 옛날 얘기다. 요즘 좋은 페인트들은 냄새? VOCs? 그런거 없다.
일단 발색도 벽지보다 월등했고 조금이나마 단열에 도움도 되고 라돈가스 문제도 완화시키고 나중에 더러워 졌을 때도 처리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었는데 결국 예산 문제로 벽지로 하게 되었다.

하지만 조금이나마 페인트의 매트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고 공사 전 집의 곰팡이 상태에 경악한 바가 있어서 벽의 숨구멍을 터주는게 나을 것 같아 실크벽지가 아닌 합지도 하기로 했다. 요즘은 합지도 상당히 고급스럽게 만들어 진 것들이 많아서 예전의 종이 벽지랑은 상당히 달랐다.
거실은 그레이톤으로 방은 좀 더 따듯하게 아이보리 색으로 하기로 결정.

우리의 인테리어 업체는 화장실 배관 사건 등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날림으로 작업하지 않고 나름 꼼꼼하게 공사를 하는 것 같았다. 
벽지를 다 뜯어낸 콘크리트 벽의 상태는 완전히 평평한게 아니었는데 초배지가 아닌 얇은 스티로폼이라고 해야되나 그런 재료를 사용해서 벽지가 벽에서 살짝 뜰 수 있게 작업을 했고 울퉁불퉁한 부분도 보정이 되어 굉장히 깔끔하게 도배가 마무리 되었다.

도배 하자마자 찍어서 약간 쭈글쭈글하다. 마지막 바닥 작업을 위해 장판을 제거하고 바닥을 치워놨다.


원래 모서리 부분은 둥글둥글 제멋대로였는데 도배할 때 코너비드 작업 요청을 해서 깔끔하게 처리했다.


도배가 마르니 이렇게 밀리거나 쭈글거리는 곳들이 생겼다. 지속적으로 업체에 요청을 해서 펴거나 재 작업을 했다.



마루

바닥도 여러 종류의 마루, 데코타일, 장판 등등 수많은 재료를 두고 고민을 했는데 최종적으로 강마루를 선택했다.

원목마루는 일단 가격이 넘사벽이었고 관리도 힘들다고 해서 패스.
부모님 집에는 합판마루로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공사할때는 잘 안쓰는 재료가 되었기도 하고, 나무 느낌이나 발이 닿는 촉감도 좋고 보행감도 좋았지만 몇 년 쓰다보니 모서리 부분들이 닳고 떨어져 나와 가끔 가시가 박힐 때도 있고 그래서 제외했다.
강마루는 약간은 플라스틱 같고 미끌미끌한게 별로였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아서 요즘 대부분 보편적으로 쓰는 재료이다.
밝은 분위기를 위해 바닥도 밝은 색으로 선택.

요즘은 장판도 굉장히 특이한 무늬들이 많았는데 마치 대리석이나 타일, 콘크리트로 마감을 한 것처럼 독특한 분위기를 낼 수 있어서 잠깐 혹했으나 오랜동안 가구에 눌려 있으면 쑥 들어간다던가 하는 단점으로 인해 선택하지 않았다.

바닥까지 깔고 나니 집이 완성된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


문도 다 달아놨다. 전처럼 문짝이 다 들뜨지 않게 ABS도어로 했다. 싸구려 경첩을 쓴 건 별로였음.


방은 아이보리색으로 해서 따뜻한 분위기다. 이제 벽지도 거의 다 펴져서 판판하다.


거의 마지막으로 신발장을 설치했는데 역시 세세하게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은 문제가 생긴다. 
우린 전체적인 제품만 선택했었는데 설치 후에 보니 엄청 거대하고 어울리지 않는 손잡이를 달아놨다.

하나하나 챙기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 건데 인테리어 하면서 느낀바가 크다. 
우리 인생도 작은 것 하나까지도 스스로 결정을 해야지 안그러면 다른 누군가에 의해 나의 인생이 결정되게 된다.

문과 어울리지 않는 거대하고 괴이한 손잡이


리폼한 창고문도 세트로 해놨다. 참 동네 인테리어집 센스가.


그나마 방문 손잡이는 무난한 것으로 해놔서 다행이라고나 할까.



업체 공사를 싹 마치고 나니 흉물스런 모습에서 살고 싶은 집이 되었다.
아직 내가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이제 누울만한 포근한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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