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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1 - 20년 된 집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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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꾸미기 #1 - 20년 된 집

도올핀
결혼 준비를 하며 다행히도 신혼집은 내가 몇 년 전에 사 놓은 작은 집이 있었고 마침 우리가 결혼하기 몇 달 전 전세 계약이 끝나서 세입자를 내보내기로 했다.
전세 일부를 끼고 산 집이라서 은행의 도움을 받아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격적으로 집 수리를 할 준비가 되었다.
결혼까지는 3달정도가 남아서 상당히 여유로운 일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알아보기 시작하니 평일에는 회사에 나가고 주말에는 결혼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넉넉한 시간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리고 처음 집을 보러 간 날, 이걸 도대체 어떻게 고쳐야 할지 어디부터 시작을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은 전혀 생각치도 못했다


20년된 아파트는 단 한 번도 집 주인이 산 적이 없다고 했다.
항상 세입자들이 살았기에 적당히 보수를 하고 곰팡이가 올라오면 도배지를 덮어서 메우고 그러면서 살았던 것 같다.

지금부터 그 암울한 현장을 보면서 집을 처음 봤던 내 기분을 같이 공감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현관 - 중간에 방충망 중문을 붙였던 자리가 보인다. 실리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입구에서 바라본 거실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싱크대는 20년 전에 설치된 그대로인걸까?



안방 - 양쪽에 모서리에 곰팡이들이 보인다.


현관문 앞의 작은 방 입구. 옥색의 몰딩과 방문이 인상적이다. 벽지는 패턴의 벽지 1장으로 도배한 것이 아니고 꽃무늬 흰 부분, 핑크색 띠, 아래 파란 줄무늬의 3개의 벽지가 각각 도배된 것이다. 상태를 보건데 각각 다른 시기에 도배를 한 것 같다. 아래쪽이 많이 더러워지자 아래쪽만 벽지를 붙여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집 전체의 벽은 이렇게 알 수 없는 컨셉의 향연으로 가득하다.


신혼부부에게 어울리는 핑크빛 화장실.


촌스러운 타일과 벽의 끔찍한 곰팡이들. 빨래 건조대는 다 삭아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곳곳에는 전에 살던 사람들의 정보들이 보인다. 이건 아이들 키를 잰 흔적 ㅎㅎ


부모님은 500정도만 들여서 싱크와 도배, 바닥 정보만 새로 하면 어떨까 하셨지만 난 신혼집은 좀 더 그럴싸하고 깨끗한 모습이길 원했고, 이건 근본부터 다 뜯어고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아파트를 보기 전 난 벽지, 주방, 가구 등등 인테리어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의 상태를 보고 나니 그런 건 이차적인 문제고, 완전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지만 너무나 대공사가 되는 일이라서 어떤식으로 해야 할 지 막막함이 가득했다.

그래서 이날부터 당장 필요한 모든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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