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그리고 여행

하얏트 리젠시 족자카르타 (Hyatt Regency Yogyakarta) 본문

해외여행/2018.09 족자카르타

하얏트 리젠시 족자카르타 (Hyatt Regency Yogyakarta)

도올핀

족자카르타 여행 중 처음 이틀은 시내에 위치한 피닉스 호텔에서 지냈지만, 나머지 이틀은 도시 외곽으로 나가서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의 호텔에서 보내기로 했다.

여행 중 숙소를 옮기는 것은 그 자체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이라 겨우 4박의 족자카르타 여행기간 동안 호텔을 옮기는 것은 약간 고민되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특급 호텔들이 이토록 저렴한 도시에서 가능한 다양한 호텔을 체험해 보고 싶었다.


족자카르타의 특급 호텔 선택하기

피닉스 호텔은 사진에 반해 한치의 고민도 없이 빼박 2박을 할 예정이었고 이젠 나머지 2박을 지낼 호텔을 정하는 게 문제였다. 시외의 너무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5성급의 특급 호텔은 많지 않으므로 후보를 추려내는 것은 간단했다. 그리고 아래의 3개의 호텔이 최종 후보 명단에 올랐다.

    • 쉐라톤 무스티카 족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메리어트 호텔
    • 하얏트 리젠시 족자카르타


투어라던가 이동시 편리함 등등이 어떤지 열심히 파악해 봤지만 실제로 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었고, 그랩의 편리함으로 인해 어딜 했어도 별 차이가 없었을 것 같다. 게다가 위치도 다들 비슷하다.


도시와 어울리는 고풍스런 호텔을 원했기에 일단 현대식의 웅장한 건물을 가진 메리어트는 1번으로 탈락.

눈이 편해지는 골프장 뷰와 넓은 수영장, 보로부두르를 연상케하는 호텔 건물이 특징인 하얏트와 버려진 고대 사원을 둘러싼 연못 분위기의 독보적인 수영장을 가진 쉐라톤을 두고 고민 또 고민.

고민끝에 결국 전반적인 분위기가 더 좋은 하얏트를 선택했다.


툼레이더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쉐라톤 무스티카 수영장. 연못같은 느낌의 수영장이 특별하다.


하얏트 리젠시 족자카르타

하얏트 리젠시 호텔은 말리오보로 거리를 따라 북쪽으로 15분 정도 거리에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위치에 있다.

어마어마한 대지에 18홀의 골프 코스를 가진 이 호텔은 보로부두르 사원을 형상화한 독특한 메인 건물과 워터 슬라이드를 가진 넓은 수영장이 장점이다.


호텔 로비는 큰 길에서 한참 더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도보로 이동한다거나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자동차 진입로까지 가는 중간에 자동차를 검색하는 보안 요원들이 있었고, 차에서 내리자 또 한 번의 보안 검색대와 컨시어지, 벨보이들이 대기하는 장소가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꽃 목걸이를 걸어줬는데 향이 너무 좋아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적인 건축의 느낌을 잘 살린 호텔 내 연결 통로들을 따라서 조금 더 걸어야만 로비에 도착 할 수 있다. 보행로 주변에는 잘 가꿔진 연못이 있어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족자카르타의 분위기를 잘 조화시켰다.


로비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아주 친절했다.

우리가 갔을 때는 숙박객이 많이 없어서 호텔도 조용했고 체크인도 금방 할 수 있었다.

불과 30분 전 외국인 관광객들이 떠드는 소리에 혼이 나갈 뻔 했던 피닉스 호텔과는 완전히 대조적이어서 다시끔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었다.


평화로운 로비의 풍경


우리는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디럭스룸에서 지냈는데 베란다가 딸린 방이었다.

호텔 구조상 베란다를 가진 방이 한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스위트를 제외하면 디럭스룸만이 베란다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방은 아주아주 평범했다. 피닉스 호텔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까?



호텔 외관에 비해 너무나 특색없는 가구


웰컴 과일이 있었지만 맛은 별로였다. 맛만 몇 개 보고 버렸다.


토토가 제일 좋아한 꽃목걸이. 이런 서비스는 소소하지만 만족감이 높다.


베란다는 관리가 잘 안되어 있었다. 특히 화단 사이에 있는 스투파 모양의 라이트가 켜져 있었다면 분위기가 한 10배는 좋았을 것 같았지만 전구가 다 고장나서 밤에는 침침하고 암울한 분위기 뿐이었다.



레스토랑 Kemangi Bistro

저녁을 안 먹고 늦게 체크인을 했기 때문에 방을 살짝 둘러보자마자 바로 레스토랑에 갔다.

숙박객이 많지 않아서인지 넓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테이블은 몇 개 되질 않았는데 덕분에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밖에 나가 먹기도 수월하지 않고 일정상의 문제로 하얏트 호텔에서는 대부분의 식사를 여기서 하게 되었다.


첫날은 대표 메뉴들로 시작.

안심 스테이크와 양고기 구이, 샐러드와 빈땅 생맥주 피쳐를 주문했다.


식전빵이 풍미가 좋았다.


처음 마셔보는 빈땅 드래프트


토토는 사진을 위해 꽃목걸이를 계속 걸고 다녔다 ㅎㅎ




고기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양고기도 집에서 요리했던게 더 맛있었다고 장담할 수 있다.


그래도 분위기가 깡패다. 손님도 적고 조용하기까지 하니 너무나 평화롭다. 식기 부딪치는 소리만이 간간이 들릴뿐이다.


두번째 날은 좀 더 현지식으로 시켜봤다.






그나마 인도네시아 여행 중 젤 맛있었던 코코넛. 하지만 태국의 그것처럼 특유의 달콤한 맛과 강한 코코넛 향이 없어서 아쉬웠다.


첫날 아침엔 조식도 여기서 먹었는데 별로였었는지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


레스토랑에 돌아다니는 비둘기가 제일 인상깊었던게 틀림없다. 음식사진은 없고 이런게.


조식도 맛없고 해서 둘째날 아침은 방에 비치된 컵라면을 먹었다.

특이하게도 컵라면이 두 개 무료로 제공된다.


보통 컵라면은 돈내야 하는 목록에 포함되지 않나?


점심에 먹은 피자와 파스타도 그저 그랬다.





음식 맛이 분위기의 반 만큼만 따라와도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자바 커피는 나쁘지 않았다.



호텔은 낮이고 밤이고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될만큼 예쁘게 잘 꾸며져 있어서 소소하게 산책을 하는 재미가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호텔에서 머무는 시간이 적어서 메인 건물 주변만을 둘러볼 수 있었다.




호텔 건물이 마치 빛나는 사원같다.


북서쪽 방들의 베란다가 전망이 제일 좋을 것 같다.




걸어서 구경하기엔 너무 큰 호텔을 빠른 시간안에 둘러 볼 수 있게 마차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투숙객이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예약없이 벨보이가 있는 곳으로 가면 마차를 탈 수 있다.

투어는 대략 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레스토랑 근처에 방방이 있어서 오랜만에 신나게 뛰어본다.




호텔에는 이 외에도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던게 참 아쉬웠다.

원래는 연못에서 낚시하기(무료료 낚시대를 빌려준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요리 수업 등등을 위시 리스트에 올려놨었는데 하나도 못했다.



수영장

하얏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수영장 이었다.

몇 개의 풀이 연결된 커다란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를 보고 수영할 생각에 신났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마지막 날 오전에나 잠깐 수영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필 슬라이드는 고장나서 이용도 못했고 물엔 온통 젤리같은 부유물들이 둥둥 떠다녀서 수질도 최악이었다.

심지어 레스토랑이 보이는 낭만적인 수영장 가장자리로 가니 그곳은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곳이어서 그런지 엄청난 부유물들이 바닥에서 떠올라 얼른 그곳을 도망쳐야만 했다.


수영장 관리가 최악이어서 조금 수영을 하다가 나왔고 평소에도 이렇다면 절대로 다시 오고 싶지 않은 호텔이다.

수영을 하는 듯 마는 듯 하다가 나와서 수영장 옆에 있는 탁구대에서 보낸 시간이 더 재미있었다.


망가진 워터 슬라이드. 고친다고 망치로 뚝딱거려서 시끄럽기까지 했다.


이렇게 보면 모르겠는데 물속은 마치 휴지를 풀어놓은 것 마냥 부유물들이 가득했다. 물에 들어가기 전에는 수영 할 시간이 거의 없어서 아쉬웠었는데 물에 들어가자 마자 그런건 더 이상 생각나지도 않았다.


레스토랑 앞의 이곳도 수영장인데 여기서 수영을 할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The Spa

마지막 날 공항으로 출발 전 호텔 스파에서 토토는 2시간짜리 로얄 스파 코스를 나는 전통 마사지를 받았다.

큰 공간에 스파룸과 마사지룸이 각각 있어서 함께 또 따로 같은 느낌으로 마사지를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자바니스 전통 마사지를 받았는데 시원한 맛이 좀 덜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가볍게 받을 수 있는 종류의 마사지인 것 같다.


스파룸의 베드. 벽 반대쪽에 작은 마사지룸이 딸려 있었다. 왜 이런식으로 만들어 놨는지는 의문이다. 우리처럼 부부가 각각 스파/마사지를 받는 경우가 많은가 싶었다.


토토가 선택한 플라워 목욕 ㅎㅎ



호텔은 외적으로는 아주 특색있고 분위기도 좋았지만 전반적으로 관리가 부족해서 만족감이 확 떨어졌다.

이런 부분만 좀 더 보완이 된다면 다시 와보고 싶기는 한데, 다음에는 쉐라톤이나 다른 호텔에서 지내보고 싶다.



이렇게 하얏트에서의 이틀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