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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돌아가기, 휴 호텔 & 리조트 본문

해외여행/2017.12 엘니도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돌아가기, 휴 호텔 & 리조트

도올핀
8일간의 엘니도 일정의 마지막 날.
라스카바나스 비치 리조트에서의 마지막 조식을 먹고 아침의 해변을 둘러보았다.

떠나기가 못내 아쉽다.
이렇게 좋은 곳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로산나 펜션에서의 숙박을 줄이고 이곳에서 3,4일쯤 지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요한 마지막날의 아침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 가는 밴을 미리 예약해 두어서 시간에 맞춰서 다시 포터들을 대동하고 큰길까지 간다.
올 때도 미안했지만 갈 때는 마지막에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더 미안하다.

미안함에 팁을 각각 200페소 이상은 준 것 같다.
나이도 별로 많지 않아 보이는 앳된 포터들은 기진맥진하여 땀을 뻘뻘 흘리며 피로 가득한 얼굴로 팁을 받자마자 그 옆의 가게에서 담배를 사서 피기 시작한다.
이렇게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게 해 준 이들의 수고로움에 감사를 보내본다.

무거운 것을 토토의 작은 가방에 좀 몰아넣었어야 했다. 가뜩이나 큰 내 가방은 무지막지하게 무거웠다.


아쉬움에 해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토토


잠시 기다리니 밴이 왔다.
생각지도 못한 삐까번적한 자동차가 와서 깜짝 놀랐다. 
차에는 아무도 없었고 우리가 처음 승객이려나 싶어서 좋은 자리에 앉아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잠시, 엘니도 타운으로 돌아가나 생각했던 차는 터미널로 가서 우리를 내려주고는 구석에 있는 밴으로 갈아타라고 한다. 10분쯤 신나는 기분을 느끼고는 다른 승객들과 좁은 자리에 낑겨서 앉게 되었다.
올 때는 데이트리퍼를 탄 데다 결항된 손님 자리가 비어 꽤 넉넉하게 와서 좋았는데 가는 길이 걱정이다.


터미널엔 화려하게 장식한 지프니들이 많았다.


밴은 우리가 타고도 꽤나 기다려 사람을 아주 꽉꽉 채우고는 출발을 했다.
데이트리퍼 외의 밴들은 험하게 운전을 한다더니 듣던 대로다.
하지만 악명 높은 렉서스 셔틀의 후기들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2시간 이상을 달려 록사스 근처의 Halfway Resto라고 하는 휴게소에 우릴 내려준다.
요리 몇 개와 밥을 하나씩 사서 간단하게 점심을 하고 차에서 먹을 과자 부스러기를 좀 샀다.
식당 바깥으로는 바다가 보였는데 물색이 정말로 예뻤다.



요기와 휴식을 마치고는 다시 출발.
2시간 이상을 또 달려 드디어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돌아왔다.
갈 때 한 번 경험을 해봐서 그런지 돌아올 때는 사람도 훨씬 많고 차도 좋지 않았음에도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의 목적지인 휴 호텔을 지날 때 기사님께 내려달라고 요청을 했다.

Hue Hotels and Resorts Puerto Princesa Managed by HII

휴 호텔은 모던한 외관과 깔끔한 시설에 가격까지 적당한 지어진지 얼마 안 된 괜찮은 호텔이다.

팔라완에서는 하루만 숙박할 예정이어서 어디에서 지내든 큰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PPS에서 머무는 짧은 시간도 알차게 쓰고 싶었기 때문에 외곽의 호텔은 스킵.
유명한 티키 바 등이 있는 리잘 애비뉴 쪽은 마음에 차는 호텔이 없었다.
결국 필리핀 전 대통령도 묵었다는 시티스테이트 아스투리아스 호텔과 휴 호텔 중에 고민하다 로빈슨 플레이스를 더 쉽게 갈 수 있는 휴 호텔을 예약하게 되었다. 

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호텔 전면에서 보이는 2층 수영장이다. 
수영장의 한쪽 옆면이 두꺼운 아크릴로 되어 있어 수영장 안을 볼 수 있게 되어있었다.
수영하면서 안에서도 밖이 보이려나 했는데 물속에서 보는 바깥의 모습은 그냥 뿌연 안개로 가려진 도시의 모습이었다.

특이한 수영장


깔끔한 리셉션의 모습


커다란 체스판과 말들. 호텔 구석구석엔 이런 의외의 놀이거리가 있었다.


날씨가 좀 흐려서 수영장은 좀 추웠다.


잠시 수영을 하고 목이 말라 음료수를 주문했다.
토토는 점심 먹은 것이 좀 부실해서 배가 고팠는지 감바스를 시켰다.
대낮에 호텔에서 유유자적하며 뒹굴거리는 건 정말로 즐거운 일인 것 같다.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꿈꾸는 일상을 마음껏 즐겨본다.


난 망고 쉐이크를 토토는 대낮부터 맥주를 한잔 한다.


굉장히 작았던 감바스;;


호텔 조식은 뷔페식으로 나온다.
음식은 그렇게 종류가 많거나 맛이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모던한 카페 같은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거의 일주일 동안 허름한 건물과 자연을 벗 삼아 아침식사를 하던 우리에겐 마치 문명사회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아침식사를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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