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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도 캐노피 워크 본문

해외여행/2017.12 엘니도

엘니도 캐노피 워크

도올핀
동대문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스쿠터 투어를 할 예정이었다.
약간은 늦은 오후였고 그래서 팔 사장님은 렌트 가능한 스쿠터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스쿠터 빌리는 것을 도와주신다고 사장님이 같이 나와 주셨다.
엘니도 타운의 중심부터 시작해서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녔는데 렌트 가능한 스쿠터가 없었다.
특히나 투어가 취소된 날은 아침부터 엘니도 전체의 스쿠터가 동이 난다고 한다.

따이따이-엘니도 하이웨이를 따라 코롱코롱비치 쪽으로 가는 길에도 렌탈샵이 몇 있었던 것 같지만 그곳도 스쿠터가 있을지 확실치 않았기에 트라이시클 비용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진 않았다.

이대로 호텔로 돌아가서 나른한 오후를 즐기거나 뭔가 다른 할 것을 찾아야 했다.
돌아가긴 너무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라스카바나스 호텔의 고요함을 즐기며 뒹굴거리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닐 터였다.

스쿠터는 이제 거의 포기한 순간 팔 사장님이 캐노피워크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했다.
어제 집라인 사건도 있었기에 산을 오르는 건 질겁하는 토토에게 눈빛을 보냈다.
의외로 별로 망설임 없이 캐노피워크를 하겠다는 토토.
엘니도에서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하나라도 더 뭔가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장님을 따라 캐노피워크로 고!!
캐노피워크란 엘니도 뒤편의 안전한 길을 따라 Taraw Cliff라고 불리는 석회암 절벽에 올라 엘니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액티비티다.

가는 길에 물을 좀 구입하러 슈퍼에 들렀다. 팔 사장님의 모습도 보인다 ㅎㅎ


캐노피워크가 생기기 전에도 모험심 가득한 여행객들이 엘니도를 조망할 수 있는 Taraw Cliff를 맨손으로 오르곤 했다.
하지만 가파르고 미끄러운 데다 면도날만큼이나 날카롭고 거친 라임스톤 봉우리들로 인해 계속해서 큰 사고가 났다고 한다.
등산을 도와주는 노련한 가이드들도 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캐노피워크가 생긴 후로 이제는 모험심과 체력이 조금 부족해도 훨씬 안전한 방법으로 절벽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게 되었다.

Canopy Walk

입구에서 티켓을 끊고는 장비를 입고 헬멧을 썼다.
산을 오르는데 필요 없는 가방은 팔 사장님이 맡아준다고 하셔서 필요한 카메라와 물만 챙기고는 호주인지 영국인지에서 온 커플과 함께 한 팀이 되어 4인 1조로 가이드를 따라 출발을 했다.



매표소를 지나 웅덩이 지대를 좀 걸으니 본격적으로 계단이 나온다.
양옆으로 삐쭉 솟아있는 날카로운 바위들을 보니 이런 계단이 없다면 토토를 끌고 정상에 올라갈 수조차 없겠다 싶었다.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다 보니 기다란 구름다리가 나왔다.
가이드가 한 명 한 명 입고 있는 장비에 묶어놓았던 안전고리를 꺼내 생명줄에 걸어준다.
다리는 생각보다 튼튼해 보였으나 실제로 올라가서 걸어보니 출렁출렁하니 상하좌우로 상당히 많이 흔들렸다.
길이도 꽤 길고 높이도 상당히 높아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건너는 데 애로사항이 있을 것 같지만 토토는 재밌다고 엉덩이를 씰룩씰룩 춤까지 춘다.
반면 우리 팀의 커플 여자분은 다리가 안 떨어지는지 덜덜대며 거북이 속도로 앞으로 나아간다.
말도 많고 장난기도 많은 남자친구는 그런 모습을 보며 도와주기는커녕 놀리느라 바빴다.



구름다리를 지나 다시 뾰족한 봉우리들 사이로 이어놓은 계단을 굽이굽이 한참을 올라가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사진을 찍기 전 헬멧을 벗고 땀을 좀 식혀본다.

이런 곳을 오르다 미끄러지거나 추락하면 칼날 같은 표면에 크게 다칠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절벽 끝부분까지 갈 수 있게 데크를 설치해 놓았는데 다른 팀 가이드가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데크 끝부분에 가니 절벽의 끝에서 엘니도 타운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맑은 편이어서 멀리 캐들라오 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엘니도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더워서 고프로에 땀이 잔뜩 묻은 것도 모르고 사진을 찍어왔다.



엘니도의 멋진 전경을 볼 수 있기에 한 번쯤 해볼 만한 코스라고 생각된다.

단 아쉬운 것은 캐노피워크에선 Taraw Cliff를 검색하면 나오는 아래의 사진들처럼 죽이는(혹은 죽는?) 사진을 남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이밍에 조예가 깊거나 산을 타는데 자신이 있다면 바위를 타고 오르는 트레일 코스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처: http://www.journeyinsider.com/guide-on-how-to-climb-taraw-cliff-in-el-n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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