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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도 라스카바나스 비치 짚라인 본문

해외여행/2017.12 엘니도

엘니도 라스카바나스 비치 짚라인

도올핀
라스카바나스 비치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잠시 쉬다가 짚라인을 타러 나왔다. 

엘니도에는 길이가 거의 800미터에 육박하는 긴 짚라인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끝내주는 거리, 라스카바나스 비치의 절경을 감상하며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지나가는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지만 안전 규정과 의식이 떨어지는 곳이라 나는 좀 불안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액티비티를 너무나 좋아하는 토토가 유튜브를 보고는 이건 꼭 해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여 엘니도 todo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짚라인 타는 곳은 라스카바나스 비치 바로 옆에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마실 가듯 마리멕멕 해변쪽으로 걸어갔다.
해변에 표지판이 근처에서 서성거리니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짚라인을 타러 갈 거냐고 묻는다.
아마 그 근처에 사람들도 관계자였던가 그랬던 것 같다.

한 명이 자기를 따라오라며 빠른 속도로 산으로 오르기 시작.
흙을 대충 다져 계단처럼 만든 길을 따라 대나무 난간을 잡고 올라가는데 경사가 생각보다 가팔라서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나도 힘든데 토토는 거의 죽을 지경이라 중간중간 쉬면서 올라갔다.

힘든 산행을 마치고 나니 눈앞에 경이로운 광경이 펼쳐진다.

Las Cabanas Beach Zipline

잠시 숨을 돌리고 코스를 살펴보았다.
평범한 자세로 타는 게 500페소였던가 그랬고 슈퍼맨 자세(엎드려서 다리까지 걸고 타는)로 타는 건 700 정도.
왕복도 있길래 우린 일반 자세+슈퍼맨 자세 한 번씩 하려고 했는데 왕복 코스는 맞바람이 치는 몬순 시즌에만 운행한다고 한다. 일반 시즌에는 바람 때문에 중간에 멈춰버린다고.

우린 그냥 평범하게 일반 자세로 하기로 결정했다.
한 번만 하는 건 좀 아쉬운 감이 있어서 한 번 더 와서 타자고 했더니 토토는 격하게 절레절레한다.
짚라인 탈 생각에 아주 신나했기에 한 번 더 타자고 하면 좋아라 할 줄 알았는데 의외다.

현재 토토의 감정 : 산을 오르는 괴로움 >>>>>>>>>>>>> 짚라인 타는 즐거움

결제를 하고 장비와 헬멧을 착용하니 준비 완료.
우리 앞에 한두 팀뿐이 없어서 거의 기다리지는 않았다.

타기 전에 기념촬영. 저쪽 섬까지 가는 건데 아주 까마득하다.


전에도 짚라인을 몇 번 타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길고 먼 짚라인은 처음 타보는 것 같다.
특히 줄이 2개라 동시에 탈 수 있어서 좋았다.

출발하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사방의 시야가 뻥 뚫려 있어서 해변과 머나먼 바다, 엘니도의 섬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발밑으로 보이는 투명한 바다 위를 질주하는 기분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왼쪽 줄이 더 좋은 건지 토토의 도르래가 더 부드러웠던 건지 토토는 나보다 훨씬 빠르게 끝까지 내려갔는데, 나는 끝나는 지점 약간 전에 서버려서 직원이 와서 날 끌고 갔다.


짚라인을 타고 섬을 내려와서 짧은 바닷길을 건너자 마자 숙소가 있어서 더 좋았다.
신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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