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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2018.12 꼬따오

야간 다이빙, 토토의 PADI 어드밴스드 다이버 되기

도올핀
간단하게 먹으려던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다시 반스 레스토랑으로 내려왔다.
야간 다이빙을 위한 간단한 사전 브리핑을 하고 다시 배를 탄다.

토토는 약간 긴장한 분위기인데 나도 이번이 겨우 2번째 야간 다이빙이라 특별히 해 줄 조언이 없다.
어드밴스드 코스 때 한 번 들어가 본 게 유일한 야간 다이빙 경험이다.
그때는 전반적으로 물속이 맑았음에도 어두움이라는 변수가 같이 어드밴스드 과정을 하던 버디의 혼을 쏙 빼놓았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더 나쁜 것 같다.
물도 탁하고 겨울이라 해도 짧아서 훨씬 어두운 상황에서 물에 들어가야 한다.

야간 다이빙 포인트는 화이트락.
오픈워터 때부터 어제 그제까지 몇 번을 계속해서 들어갔던 익숙한 포인트라 마음이 놓인다.

랜턴 사용법 등 최종 브리핑 중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다.
나의 첫 야간 다이빙은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때 들어갔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검은 바다에 배에서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불빛만이 밝게 빛나고 있다.

토토에게 잘하라고 화이팅을 하고 가이드 뚝따와 다른 펀다이버 2명과 함께 어두운 물속으로 뛰어내렸다.
오후보다는 물 아래가 좀 더 정리된 느낌이다. 짙은 어두움에도 오후에 느꼈던 탁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둠 속에서 고프로는 무용지물일 것 같아서 눈으로만 보고 즐기기로 했다.

야간에는 더욱 화려한 산호초와 커다란 소라게도 보고 제일 좋아하는 플랑크톤 타임을 가졌다.
어드밴스드 과정 때도 이때가 제일 좋았었는데 다시 봐도 환상적이다.
손을 마구 휘저으면 플랑크톤이 발광하며 어둠 속 내 손끝에서 수백 개의 별들이 생겨나고 부서진다.

어떤 느낌이냐면 마치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져 나오는 마법 지팡이를 휘두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한참을 물을 휘저으며 놀다가 뚝따가 랜턴을 끄고 돌아보자는 제안을 한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 바닷속을 유영하는 게 위험해 보였지만 길을 잘 아는 가이드가 있으니 믿고 따라가 본다.
앞에서 핀을 찰 때마다 핀 끝에서 별 무리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희미하게 빛나는 별 무리들을 따라서 헤엄치다 보니 나 또한 기다란 별 꼬리를 가진 마법의 핀을 신고 우주를 떠도는 모험가가 된 것 같다.

한참을 어둠 속에서 유영을 하니 몽롱한 기분도 들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중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물속에서 환상적인 플랑크톤의 향연 외에는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한참을 돌다 보니 눈이 어둠에 익숙해졌는지 어렴풋하게 바위들과 주변 지형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랜턴을 켜고 잠시 구경을 하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벌써 출수할 시간이다.
물 밖으로 나와 배에 오르니 곧 토토도 야간 다이빙을 마치고 배 위로 올라온다.
야간 다이빙으로 걱정이 많았던 토토였지만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고 재미있었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다른 곳도 밤에 들어가면 플랑크톤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또 야간 다이빙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 날이었다.


이렇게 어드밴스드 다이빙 과정의 첫째 날 3번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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